환자 경험과 병원 운영
같은 20분인데, 왜 더 오래 기다린 것 같을까?

대기 경험은 실제 걸린 시간에 더해 환자가 처음 예상한 시간과 기다리는 동안 받은 안내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연구 결과와 작은 의원의 예시로 재안내, 대기 공간 점검, 실제 지연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살펴봅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
대기실의 시계는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간다. 그런데 의자에 앉은 사람들의 시간까지 같지는 않다.
금방 이름이 불릴 줄 알았던 사람에게 20분은 뜻밖의 지연이다.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설명을 듣고 앉은 사람에게는 예상했던 기다림일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20분을 기다렸다고 가정해보자. 병원의 기록에는 같은 숫자가 남지만, 두 사람이 집에 가져가는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환자가 기다림을 어떻게 겪었는지 살펴보려면, 실제 걸린 시간과 함께 처음 예상한 시간, 기다리는 동안 받은 안내를 봐야 한다. 대기를 줄이는 일에 안내를 더하면,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환자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시계가 보여주는 시간, 환자가 짐작하는 시간
병원은 접수 시각과 진료실에 들어간 시각을 뺄 수 있다. 환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기억한다. ‘아직도 내 차례가 아닌가’, ‘예약했으니 바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같은 생각도 그 안에 들어간다.
2023년에 발표된 연구는 중국 안과병원의 외래에서 이런 차이를 살폈다. 2022년 8월 토요일 오전에 모은 설문 가운데 292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직원은 실제 대기시간을 기록하고, 환자에게는 얼마나 기다릴 것으로 예상했는지와 얼마나 기다렸다고 느꼈는지 등을 물었다.
분석에서는 환자가 예상하거나 느낀 시간 등이 대기 만족도와 관련돼 있었다. 실제 대기시간과 만족도 사이의 관련성은 이 분석에서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특정 안과 외래의 조사이므로 모든 병원에 같은 결과를 적용할 수는 없다. 안내 문구를 바꿨더니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실험도 아니다. 다만 대기 기록의 숫자에 더해 환자의 예상과 느낌을 살펴볼 이유를 보여준다. Zhang 외, 2023

환자가 “많이 기다렸어요”라고 말했을 때 기록부터 보여주고 싶어질 수 있다. 실제 시간을 확인하는 일은 필요하다. 여기에 “처음에는 어느 정도 기다릴 것으로 생각하셨어요?”를 더하면, 숫자만으로 놓쳤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곧’이라는 말에는 서로 다른 시간이 들어 있다
“곧 불러드릴게요.”
말하는 사람은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뜻으로 쓴다. 듣는 사람은 2~3분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잠깐이라는 말에 분침이 달려 있지는 않으니, 서로 떠올린 시간이 다른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앞선 진료가 길어지고 있는데, 접수대에서 “곧”이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해보자. 환자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 짧은 기다림을 예상한다. 직원도 정확한 시간을 몰라 난처할 수 있다.
안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꿔볼 수 있다.
“앞선 진료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확한 시간을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진행 상황을 확인해서 10분 뒤에 다시 안내드릴게요.”
여기서 10분은 진료가 시작된다는 약속이 아니라, 다음 안내를 드릴 시점의 예시다. 실제로 확인하고 안내할 수 있는 간격을 정해야 한다. 예상 대기시간을 말할 수 있을 때도 현재 상황에 따른 예상이며 달라질 수 있음을 함께 설명하면 된다. 다른 환자의 병명이나 진료 내용까지 밝힐 필요는 없다.

미국의 한 응급실에서 1,631명의 응답을 분석한 1996년 연구에서도, 예상보다 짧게 기다렸다는 인식과 정보 안내에 대한 만족 등이 전반적인 만족과 관련돼 있었다. 오래된 응급실 조사이며, 방금 제안한 문장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아니다. Thompson 외, 1996
작은 의원이라면 접수와 환자 응대를 조율하는 병원 운영 매니저가 직원들과 짧게 기준을 맞춰볼 수 있다. 지연 상황은 누구에게 확인할지, 다시 안내하기로 한 환자는 어떻게 기억할지 정하는 것이다. 별도 담당자를 늘리기보다 지금 하는 일에 맞춰 시작하면 된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생기는 작은 일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는 여러 일을 한다. 가방을 어디에 놓을지 찾고, 자신의 이름이 잘 들리는지 귀를 기울이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될지 망설일 수 있다.
이런 일을 알아보려면 환자가 앉는 자리에 잠깐 앉아보면 좋다. 접수대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안내문은 읽을 수 있는 크기인가. 통로에 놓인 물건 때문에 다른 사람 앞을 비집고 지나가야 하는가. 의자에 눈에 띄는 얼룩이나 젖은 부분은 없는가.

큰 공사를 하기 전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있다. 통로의 상자를 치우고, 이용하기 어려운 좌석을 확인하고, 화장실 위치나 차례를 부르는 방법을 눈에 잘 들어오게 안내하는 일이다. 화면 안내가 있어도 화면을 보기 어려운 환자는 없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대기 중 겪는 불편을 찾아보자는 운영 제안이다. 의자를 바꾸거나 청소하면 기다림이 몇 분 짧게 느껴진다는 뜻은 아니다. 환자의 자리에서 공간을 살피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병원 환경관리 프로그램에서 관리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안내와 함께, 실제 대기도 줄여야 한다
대기 경험을 살피다 보면 안내만 바꾸면 충분할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간도 함께 찾아야 한다.
2017년에 발표된 중국 대형 교육병원의 내분비 외래 연구에서는 실제 대기시간이 길수록 진료의 여러 측면에 대한 만족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앞서 본 안과 외래와는 진료 환경과 조사 방식이 다르다. 연구를 나란히 읽으면 실제 시간과 환자의 경험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드러난다. Xie·Or, 2017
처음에는 최근의 대기 몇 건만 따라가봐도 좋다. 접수 뒤 진료를 기다렸는지, 검사 뒤 다음 안내를 기다렸는지 나눠 보고, 같은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는지도 살핀다. 필요한 진료와 설명을 서둘러 줄이기보다 반복해서 시간이 걸리는 지점부터 찾아보자는 제안이다.

환자가 기다림에 대해 먼저 말하지 않을 때도 있다. 듣지 못한 불편을 살피는 이야기는 「불만이 없는 병원은, 정말 만족도가 높은 병원일까?」에서 이어진다.
시계는 여전히 같은 속도로 간다. 병원이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의 일이다. 어디에서 지연되는지 확인하고, 아는 만큼 설명하고, 다시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
그렇게 기다린 20분에는 시간 말고도 한 가지가 남을 수 있다. 내 차례를 병원도 기억하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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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AI로 제작한 연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