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경험과 병원 환경

환자가 다시 찾는 병원은 무엇이 다를까?

정돈된 병원 접수·대기 공간에서 환자에게 복도 방향을 안내하는 직원

재방문 의향을 다룬 연구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진료 설명, 의료진의 경청과 배려, 청결하고 이용하기 편한 환경이 환자 만족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국내 환자 6,086명을 분석한 연구와 해외 논문으로, 환자가 다시 찾는 병원의 단서를 살펴봅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내용

진료 설명부터 직원의 배려, 병원의 청결과 공간까지. 연구로 살펴본 환자 경험과 재방문 의향의 관계.

이런 장면을 떠올려보자. 의사는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고, 환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진료실을 나온 환자가 접수대에서 다시 묻는다.

“그런데 이 검사는 왜 하는 거예요?”

설명은 끝났지만, 환자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환자가 다시 찾는 병원을 생각할 때도 이 간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방문 의향을 다룬 연구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진료 설명, 의료진의 경청과 배려, 청결하고 이용하기 편한 환경이 환자 만족과 연결돼 있었다. 병원이 무엇을 제공했는지와 함께, 환자가 그것을 어떻게 경험했는지가 다음 선택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Woo·Choi, 2021, PLOS ONE

환자 경험은 재방문 의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국내 환자 6,086명의 응답을 분석한 연구를 보자. 2021년 발표된 이 논문은 2018년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자료를 활용했다. 전국 39개 공공병원을 이용한 외래환자 2,951명과 입원환자 3,135명이 대상이었다.

외래환자에게는 ‘의사의 진료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 모두에 긍정적으로 연결됐다. 여기서 진료 서비스에는 전문적인 진료뿐 아니라 이해하기 쉬운 설명, 환자의 말을 듣는 태도, 병력 확인 등이 포함됐다. 환자는 진료를 받는 과정도 함께 평가하고 있었던 셈이다. Woo·Choi, 2021

이 결과를 우리 병원에 적용해본다면, 진료가 끝나는 순간을 먼저 살펴볼 수 있다. 환자는 오늘 무엇을 확인했는지, 집에 돌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음에는 언제 와야 하는지 알고 있을까.

“질문 없으시죠?”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어도, 실제로 이해한 내용은 다를 수 있다. 설명을 마친 뒤 환자가 다음 절차를 자기 말로 이야기할 기회를 주거나, 중요한 내용을 짧게 정리해주는 방법을 생각해볼 만하다. 연구에서 다룬 설명과 경청을 실제 진료 과정에 옮겨보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환자와 같은 눈높이에 앉아 질문을 듣는 의사

소통의 중요성은 해외 연구를 모아 살펴봐도 드러난다. Quigley 연구진은 미국의 환자 경험과 경영 성과를 다룬 연구 40편을 검토했다. 좋은 환자 경험은 여러 연구에서 재이용이나 재이용 의향, 추천 의향과 관련됐다. 특히 의사·간호사의 진료와 돌봄, 의사소통과 신뢰가 환자 유지와 연결되는 근거가 제시됐다. Quigley 외, 2021, Journal of Healthcare Management

친절한 응대는 직원 사이의 정보 공유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진료실 안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접수하고, 기다리고, 검사실을 찾아가고, 수납하는 과정도 환자가 겪는 병원의 일부다.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환자가 궁금한 것은 대개 구체적이다. 내 순서가 빠진 것은 아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잠깐 자리를 비워도 되는지 알고 싶다. 이때 직원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을 설명할 정보다.

접수와 환자 응대를 조율하는 병원 운영 매니저라면 이 과정을 점검해볼 수 있다. 검사실의 지연 상황이 접수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예상 시간을 알 수 없을 때는 어떻게 안내하는지, 다음 안내를 누가 맡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직원에게 “더 친절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할 때,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병원 직원 업무 공간에서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직원

청결한 환경은 환자의 병원 선택과 어떻게 연결될까?

병원 환경을 볼 때도 환자가 실제로 이용하는 모습을 함께 살펴보면 좋다. 청소가 끝난 직후의 대기실과 오전 진료가 한창인 대기실은 상태가 다를 수 있다. 바닥이 깨끗해도 이동 통로에 물건이 놓여 있을 수 있고, 정돈된 접수대에서도 주변 소음 때문에 안내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국내 연구에서 환경 항목은 병원과 화장실의 청결, 대기시설과 부대시설의 편의성 등을 포함했다. 외래환자에게는 환경에 대한 평가가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에 긍정적으로 연결됐다. 입원환자에게서는 만족도와의 관계가 확인됐지만, 재방문 의향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용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Woo·Choi, 2021

공간의 역할을 더 자세히 살펴본 연구도 있다. 2023년 An 연구진은 수도권 병·의원 이용자 271명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 청결과 공간은 재방문 의향에 직접 연결되기보다, 의료진과의 상호작용과 서비스 평가를 거치는 간접적인 관계를 보였다. An 외, 2023, Healthcare

이 결과를 운영에 적용해보면, 환경관리의 점검 범위를 넓혀볼 수 있다. 안내를 듣기 편한지, 도움을 요청하기 쉬운지, 직원이 환자를 응대하며 이동하는 데 불편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들은 해당 연구가 정해준 점검표는 아니다. 공간과 상호작용의 관계를 우리 병원에서 살펴보기 위한 출발점이다.

앉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본 병원 대기 의자 팔걸이와 정돈된 이동 통로

만족도 대신, 환자가 실제로 겪은 일을 물어보자

환자에게 의견을 물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늘 만족하셨나요?”라는 질문만으로는 어디를 고쳐야 할지 알기 어렵다.

“설명 중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나요?”
“병원 안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망설인 곳이 있었나요?”
“기다리는 동안 불편했던 점이 있었나요?”

이렇게 물으면 다음에 확인할 일이 구체적으로 보인다. 미국 의료연구품질청(AHRQ)도 만족도와 환자 경험을 구분한다. 만족도는 기대가 충족됐는지를 평가하고, 환자 경험은 명확한 설명과 같은 구체적인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살핀다. AHRQ, 환자 경험의 정의

물론 소개한 국내 연구들은 설문에서 나타난 관계를 분석했다. 실제 재방문을 장기간 추적한 실험은 아니므로, 특정 항목을 개선하면 재방문율이 얼마나 오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공공병원과 개별 의원의 진료 여건도 다르다.

우리 병원에서 반복되는 질문부터 살펴보자

그래도 다음 회의에서 꺼낼 질문은 생긴다. 우리 병원 환자들은 무엇을 자꾸 다시 묻고 있을까.

검사 이유일 수도 있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법이나 다음 예약 절차일 수도 있다. 그 질문이 반복된다면 환자에게 설명을 한 번 더 하는 것과 함께, 앞선 안내에서 무엇이 전달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만하다.

접수대에서 다시 나오는 “이 검사는 왜 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이, 우리 병원의 환자 경험을 들여다보는 첫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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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AI로 제작한 연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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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MAGAZINE얼룩이 있는 대기 의자를 바라보는 환자와 뒤편 접수대에서 다른 환자를 응대하는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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